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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에서 살아남기
2022 회고 본문
2022년을 끝내면서 1년간의 회고를 기록하려고 한다.
"1년 동안 나 진짜 열심히 했고, 좀 쉬어도 돼" 라며 합리화 시키기 딱 좋은 시기에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런던과 파리를 다녀오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
2022년
2022년 1월로 돌아가서 그 프로젝트 다시 할래? 라고 묻는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랑합니다. 혹여나 이 글을 보게 될 동료분들 ^^ )
2021년 11월~2022년 7월까지 회사 서비스 전체 리팩터링을 진행했었다. 2022년 6월까지 앱 리팩터링, 2022년 7월까지 어드민/CRM 만들기. 이 기간에는 매일 밤낮없이 일하고, 주말도 다 반납하고 일을 했던 것 같다. 시간을 돌린다면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건 기술적인 빌드업을 했는가? 에 대한 답이다. 하지 못했다. 투자한 기간 대비 빌드업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DB를 적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개발 기간은 짧고 기획은 계속 바뀌고 만들어내야 할 것은 많아서 개발자가 아닌 코더가 되어 API 찍어내기에 급급했다. 그 과정에서 성능을 높이기 위한 쿼리, 새로운 로직 등을 배우긴 했지만 투자한 기간에 비해 얻은 게 너무 적은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이거는 내 마음가짐의 문제고, 과거의 나를 질책하고 싶을 정도로 너무 싫은 순간이었다. 10개월가량을 주말 없이 일하다 보니 스스로에게 상을 줘야 되겠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그래서 후유증을 너무 길게 가져가면서 좀 쉬어도 돼, 이만큼 했으니까 리프레쉬 해야 해 스스로 되뇌며 나태해져 갔다. 정신 차린 순간 한 달이 훌쩍 지나있었고 과거의 나를 자책하는 시간을 가졌던 거 같다. 그리고 다시 회사 일에 집중하다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라는 핑계로 여러 의미를 때려 박은 유럽 여행을 다녀오며 2022년을 마무리하게 됐다.🇬🇧🇫🇷
💡 개발자의 이수현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으세요?
면접이든 동료 사이에서든 이 질문을 받으면 항상 머릿속에 맴돌면서 쉽게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꾸며진 대답이 나오기도 하며 진짜 그런 개발자가 되고 싶은 건지도 의문이었다. 하지만 항상 내 대답은 하나이긴 했다.
"무슨 일이 있을 때 제일 먼저 찾는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이 대답에는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제일 먼저 찾으려면 당연히 기술적으로 뛰어나야 했고, 누군가가 다가오고 질문하기에 어렵지 않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럼 기술적으로 어떤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은지를 생각하게 되는데 이건 아직도 잘 모르겠다. 누군가는 목표를 잘 잡고 커리어를 쌓아가라고 하지만 하고 싶은 공부가 많아서 계속 이런 거 저런 거 다 쳐다보게 된다. 이러다 스페셜리스트도, 제너럴리스트도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이 되는 건 아닌가 두렵기도 하지만 공부하고 싶은 언어가 있으면 그냥 공부해보고 싶다. 찍먹이라도.
그래서 실은 아직도 어떤 언어로, 어떤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어느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고 싶어! 라고 정립된 건 없다.
이것저것 찍먹하고, 찍먹하면서 맛있으면 퍼먹하면서 정립해나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 사람의 이수현
이번 유럽 여행은 나에게 정말 큰 변화를 준 여행이었다. 왜냐면 무언가를 선택하기 전에 항상 오만가지 생각을 하고, 선택 후에 다가올 후푹퐁을 고려하고 그 후폭풍이 잘못됐을 걸 생각하며 결국 안전한 걸 선택하던 나를 바꿨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오로지 런던 여행만 계획하고 런던으로 출발했다. 런던 말고 다른 나라는 아예 생각이 없었다. 한인 민박에 묵으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나이는 나보다 한참 어린데 어째 삶을 바라보는 생각은 나보다 한참 어른인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스스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많이 생각하게 했다.
동행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다들 다음 여행지는 파리라고 했다. 런던에서의 일정을 타이트하게 다녀서인지 남은 이틀 동안 할 게 딱히 없기도 했고, 언제 또 유럽을 오나 라는 생각에 파리를 가보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따라오는 리스크가 몇 있었다. 항공권 변경에 따른 수수료, 숙박, 그리고 전날 예약하느라 몇 배는 비싼 유로스타. 이 전부를 고려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경비가 몇백이 추가됐다. 하지만 파리에서의 보낼 수 있는 일정은 이틀 반. 이틀 반을 보내고자 몇백을 내고 다녀오는 게 맞는지 한 3일은 생각했던 거 같다. 이 고민을 들은 동행 한명이 이렇게 말해줬다.
"언니. 언니가 파리에 가겠다 선택하면서 앞으로 또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이런 거 저런 거 고려하면서 두려워하지 않고 지금을 생각하며 자신감 있게 선택할 수 있는 그 첫 시작이 될 거야" 라고 말해주는 걸 들으면서 확신이 섰다.
항상 계획된 삶, 많은 생각 뒤에 결국엔 안전한 것, 직선에서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던 나에게 이 도전은 정말 의미 있었다. 그렇게 파리를 짧게나마 다녀오고 후회가 하나도 없었다. 말로만 듣던 에펠탑의 야경은 사진에 담기지도 않았고, 루브르의 작품들, 바토무슈 타고 가며 생각하던 순간들 전부 잊지 못할 순간이 됐다.
🇬🇧🇫🇷